지난 해 무라카미하루키의 신작이 나왔다.
이 작가를 알고 지낸 지 2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 사이 작가는 70대의 노년이 되었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선택하기까지 주저함은 없었다.
전작 <1Q84> 1~3권을 읽었으니 이 책의 분량에 대해서는 놀랐것도 없었다.
소장할 것인가, 도서관에서 빌릴 것인가 주저하는 사이
(지역 도서관에서 빌리기엔 꽤나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였다.)
마을의 작은도서관에서 최근에 이 책을 들여온 것을 보고 바로 대출하였다.
이야기는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1장은 주인공의 십대 시절부터 시작한다.
꽤나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한 노년의 작가가 십대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지
나로서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1장을 읽을 때는 책장이 쉬이 넘어가질 않았다.
그러다 2장 중반쯤 되었을 때 갑자기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궁금증이 폭발했고, 이어서 몇 명의 새 인물들이 더 등장했다.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듯 전개되었다. 1장에서 느꼈던 궁금증과 답답함들이 2장에서 기묘하게 맺어지고 있었다.
3장은 금새 끝났다.
도시는 우리들이 꿈꾸는 이상향, 판타치 혹은 현실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물렁물렁하기도 하고,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견고하기도 한 벽에 둘러싸여 있다.
혹은 그것은 그러한 벽이 아닐 수도 있다.
그 곳은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고, 탈출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그 곳에 가고 싶은 자아와 떠나고 싶은 자아, 그리고 머물고 싶은 자아도 있다.
이 책은 작가가 30대에 썼던 중편소설을 최근에서야 마무리 지어 출간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노년의 작가가 발상하는 소재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마무리 지어지는 이 이야기는 오랜 경력을 가진 작가의 철학과 필력이 담겨 있었다.
30대 이상의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현실과 이상의 그 괴리와 혼란...
30대가 되면 10대 때 꿈꾸었던 이상을 실현하기도 하지만 또한 그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게 마련이다.
그리고 40대가 지나서 보는 나의 30대의 그 세계, 그 곳은 아직 있고, 나는 다시 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나는 지금의 곳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레서 30대의 발상에서 시작하여 40대, 50대, 60대가 지나서야 마무리 지을 수가 있는 이 이야기는 어찌보면 꽤나 설득력이 있게 느껴진다.
40대가 되면 이 전에 판타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의 거울임을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한 나의 생각들을 다시금 확신하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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