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2023) 출간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여전히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득, 이 책은 사십대만 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십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을 무렵, 드디어 나도 읽었다...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철학'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대학교 3학년 때 교수님이 여름 방학 동안 철학책을 읽으라고 해서 책을 한 권 사 보았지만 철학이 무엇인지 당최 알 지 못하였다. 지금에서야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철학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철학이 뭔지 생각해봤다.
철학은 삶에 대한 사유, 문제의 해결책에 대한 근원적인 사유, 지금 닥친 문제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함이다. 20~30대까지는 그것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만 생각할 뿐이었다. 그런데 40대가 되니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생각을 해 오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삶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지는 것이 옳은가? 돈에 대해서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 지식탐구는 왜 해야 하는 것인가? 독서를 통해서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그 방향성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마음가짐은? 내 삶에서 행복이란? 행복은 추구하는 것인가, 느끼는 것인가 등등...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기 시작하는 시기가 40대 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는 답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사십대가 되어 생각하게 되는 인생의 고민들에 대해서 공감받고, 조언을 듣는 그런 책이다.
1. 작가 소개
이 책의 저자인 강용수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고려대학교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도 쇼펜하우어와 행복에 관한 책을 저술하였다. 그 외에 니체도 연구분야이다.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아 철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2. 목차
1장 마흔, 왜 인생이 괴로운 / 쇼펜하우어의 진리
- 고통/ 욕망 / 과잉 / 결핍 / 충족 / 행복 /
2장 왜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가 / 쇼펜하우어의 자신
- 성격 / 능력 / 감정 / 죽음 / 삶에의 이지
3장 무엇으로 내면을 채워야 하는가 / 쇼펜하우어의 행복
- 건강 / 평정심 / 관조 / 향유 / 독서 / 글쓰기
4장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 쇼펜하우어의 관계
- 본능 / 연애 / 결혼 / 조건 / 관계 / 고독 / 공감
5장 어디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가 / 쇼펜하우어의 인생
- 만족 / 현재 / 개성 / 돈 / 자존감 / 자기 긍정
3. 나의 밑줄
시작하며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 각자의 취향을 고려해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 행복은 고통을 줄이고, 피하고, 견디는 것에 있다. ~ '세상의 고뇌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관점이다.
01. 고통(삶은 전부 의지에 달려 있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사가 고통의 연속인 이유를 살아남고자 하는 인간 본성의 욕망 때문이라고 했다. ~ 욕망을 잘 다스릴 때 주체적으로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고 봤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이 행복일 때 그것은 이성에 맞는 삶이라고 말했다. ~ 지혜로운 인간은 영혼의 탁월성이 있다. ~ 자신의 탁월성에 따라 이성을 최대한 발휘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법"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욕망을 잘 다스리는 것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은 서로 상통하는 의미로 보여진다.
행복은 수동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주체적으로 행복한 삶'이라는 말 또한 새롭다. 즉, 행복은 어떤 순간에 대하여 혹은 욕구 충족에 의해 느껴지는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욕망을 다스림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감정인 것이다.
"마흔부터 쾌락의 양을 늘려 나가기보다는 고통을 줄여나가는 방법이 더 현명해 보인다."
이 말은 나의 삶과 딱 맞아 떨어진다. 나는 무엇을 더 할까보다, 무엇을 덜 할까를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생각은 몇 년 전 친구의 글에서 얻은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마흔의 삶은 참 고달프다. (물론 서른부터 고달픈 사람도 있다.) 직업활동도 하고, 돈도 적지 않게 벌어야 하고, 육아도 해야 하고, 결혼생활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하며, 하루하루 해야하는 집안 일들도 있다. 나의 욕구를 따라가다가는 모두를 놓치고 만다.
번 돈으로 쇼핑하며 즐겁게 쓰고, 여행을 다니면서 즐거움을 느끼기엔 돈이 모자라서 불행을 느낄 뿐더러 몸이 피곤하고 고통스럽다. 오히려 비워내고 혼자 명상하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마음이 평화롭다.
02. 욕망(인간은 욕망하기 때문에 욕망할 이유를 찾는다)
"가장 낮은 단계의 욕망이 성욕이라면 가장 높은 단계의 욕망이 사유다. 욕망의 덩어리인 인간이 이 양극단의 욕망을 잘 통제하여 균형을 이루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
우리는 얼마나 사유를 하며 살아갈까?
만 4세인 아이를 보며 '사유'하고 있음을 느꼈다. 자기가 어떤 것을 하고 싶고, 갖고 싶은지 생각하고 어떻게 말로 잘 전달 할 수 있을지를 사유한다. 오늘 하루동안 자기가 원한 것들 중 무엇을 이루지 못했는 지를 사유한다, 말에 대해서 사유하고 자신있는 활동에 대해서 사유한다, 저자에 말에 따르면 10세 이하 아이들은 꽤 고차원적인 욕망을 추구하고 있었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인간의 욕구를 세 가지로 나눴다. ~ 세번째, 자연스럽지도 않고 꼭 필요하지도 않은 욕구. 사치, 호사, 부귀영화에 대한 욕구다. 이 욕구는 끝이 없고 충족하기도 어렵다."
20~30대 때에는 이 욕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일에 대해서 불만스러웠고, 나의 삶에 대해서 불만스러웠다. 40대에도 물론 이러한 욕구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얼마전부터 이것에 대해서 많이 내려놓았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작은 기회 하나도 감사하고 즐거운 삶을 살게 되었다. 그리고 40대의 나는 언제까지 제자리에 있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안다. 지금은 부족해보여도 계속 공부하고 일을 해나가다 보면 조금씩 더 나은 내가 되어간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불필요한 욕구에 안달나지도 않는다.
03. 과잉(인간은 고통과 권태를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
"인간에게는 배고픔도 고통이지만 포만감 또한 불쾌다."
"풍부한 상상력, 두뇌 활동력이 뛰어난 사람은 전혀 무료함과 따분함을 느끼지 않는다. ~ 정신이 풍요로워질수록 내면의 공허가 들어갈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 현명한 사람은 행복과 불행의 원인을 바깥에서 찾지 않고 자신의 안에서 찾는다.~ 외적인 자극대신 내적인 풍부함을 추구한다."
이것 역시 내가 마흔이 되면서 공감하는 부분이다. 20대 때에는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30대 때에는 배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중요했다. 40대에는 혼자서도 즐겁다. 나무를 보며 숨 쉬는 시간도 좋고,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매우 좋다. 한 달 내내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고 해도 따분하지 않을 것이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복한 사람이란, 다른 사람에게 손 벌리지 않을 정도의 재산이 있고 여가 시간을 누릴 수 있는 뛰어난 정신력을 지닌 자다."
이 글에서 새롭게 느낀 것은 '여가 시간을 누리는 정신력'이라는 말이다. 여가 시간을 누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력'이 필요하다. 문득 10여년 전에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갔던 아는 사람이 생각났다. 그 곳에서는 누릴 수 있는 활동이 많지만 본인은 돈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한다는 불평이었다. (부모덕에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가 있으면서 돈이 없다고 불평한다.) 그에게 없는 것은 '정신력'이었다. 캐나다의 그 아름다운 자연을 눈에 담기만 해도 좋은 것을, 느끼지 못하고 돈이 없음을 탓하고 있었다.
05. 충족(욕망은 필연이다.)
"다나이데스 자매가 밑 빠진 독에 끊임없이 체로 물을 퍼올리는 것에 비유한 이유는 그 행위에 끝이 없기 때문이다. 즉 욕망을 채우기 위한 행동은 결국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 가능한 건강이다. ~ 명예와 권력의 욕구는 타인의 마음에 비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허영이라며 비판한다. 자기실현의 욕망은 교육과 교양을 통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최고의 가치로 봤다."
자기실현이란 무엇일까? 다음 기사에 따르면 자기실현으로 번역되는 말은 두 가지라고 한다.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95963
[한민의 문화등반 47] 자기실현의 두 가지 뜻 - 교수신문
자기실현에 해당하는 용어는 두 개가 있다. self-actualization과 individualization이다. 전자는 매슬로의 욕구위계이론에 나오는 용어고 후자는 융의 이론에 나오는 용어다. 비슷한 데라고는 없는 두 용
www.kyosu.net
매슬로우의 self-actualization과 융의 individualization 이다.
전자는 욕구단계의 최상위에 위치한 것으로서 자기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후자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로, 융은 이것을 평생에 걸쳐 추구해야 할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사회나 타인의 관점이 아닌, 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는 삶 아닐까?
최근 아는 사람이 전업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특수교육을 전공하여 발달심리 연구소에서 근무하였는데 목수로 전업한 것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예술적 재능이 있는지 전시회도 열었다고 한다. 그는 자기실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06. 행복(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고통을 견딘다는 것이다.)
"큰 즐거움은 의외로 잘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사소한 고통은 늘 의식되면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 ~ 사람은 고통에는 매우 민감하면서도 쾌락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여긴다. ~ 쾌락보다 고통의 지속강도가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쾌락을 추구하기보다는 고통을 줄이는 데 힘쓸 필요가 있다. ~ 행복한 인생을 결정짓는 진정한 가치는 고통을 잘 견뎌내는 인내력에 있다."
07. 성격(행복과 불행에 대한 관점을 바꿔라.)
"인간의 행동 방식이 바뀌어도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 성격과 기질은 인격이며, 인간 개개인이 가진 독특한 특성이다"
"성격도 부모를 빼닮는다 ~ 지성은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고, 의지(성격)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는다."
"고통과 행복은 외적인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오직 본성의 척도와 개인적 소양에 의해 결정된다. ~ 인간의 행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성격이라고 할 때, 개인은 자신의 성격을 바꿔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일이 불가능하다."
결국 행복한 삶을 사는 것도 성격이라 다시 태어나지 않은 이상 불가능하다는 말
"교육 등 노력에 의해서 성격의 후천적인 개선과 변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 현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힘으로써 세상을 다르고 풍부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오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성격을 개선할 수 있다."
나도 성격 탓에 자주 불행하다고 느낀다. 그래도 요새는 그런 느낌에서 빨리 벗어나는 나만의 요령을 터득해가고 있는데 (불행하다는 감정 자체를 무시하는 것) 때때로 불행의 감정에 휩싸인다.
08. 능력(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분별하라.)
"자신의 욕망과 능력을 정확히 알고, 이 두가지를 일치시키기 위해서 노력"
"자신이 진지하게 추구하는 목표를 수월하게 실현하고 향유하려면 목표와 무관한 모든 욕심을 버려야 한다."
"후천적인 성격은 자신의 의욕과 능력을 인식한 후에 나타난다."
어린 날에는 욕망만 생각하고 능력이 되지 않는 일에 도전하였다. 가령 수학을 못하는데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는 것이다. 그 분야에 대해서 잘 모르니 그렇다. 어른이 되어서도 본인이 잘 하는 일이 있는데 남들이 돈 많이 벌었다는 일을 따라 가는 사람들이 많다. 잘 하는 일로 계속 하는 게 더 많은 돈을 버는데도 말이다.
"많은 지식이 인간을 쓸모없고 둔하게 만든다. ~ 자신에게 적합한 지식을 쌓아야 자신의 개성대로 즐거울 수 있다."
"평생교육이라는 말이 있듯이 ~ 타고난 욕망과 능력이 무엇인지 오랜 성찰을 통해 찾아낸 다음, 그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일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된다."
나는 아이들이 이 오랜 성찰을 초등에서 고등 과정의 십여년 동안 하기를 바란다.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를 바란다.
08. 감정(행복과 불행을 상상하지 마라)
"정신적인 재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신경 기능이 무척 활발하여 고통을 느끼는 감수성이 예민하다. 감정의 변화나 기복이 크기 때문에 불쾌감이 더 강할 수 있어서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없다. ~ 천재는 아이큐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 창의적이며 독창적인 결과를 낳는 사람이다."
"인간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상상력, 회상과 예상이라는 지성 활동에서 비롯된다. ~ 행복은 지식에 비례하지 않는다. ~ 인간의 지성은 단지 생존에 기여하는 도구일 뿐 세계를 인식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 이런 지성 활동에 의존하다 보면 우리는 행복을 현실이 아닌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소망'에서 찾게 되는 오류를 범한다."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한 지적 활동을 하다보면 그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 활동이 달성되었을 때(미래)에 행복이 있다고 느끼는 것, 그런데 그 일을 달성한 후에는 또 다른 생존의 목적에 따라 해야 하는 지적 활동이 있으므로 결국 행복은 또 다른 미래에 있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의 지적 활동 자체에 행복을 느낀다면? 즉, 행복을 위한 지적활동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 지나친 상상력과 추측, 기억은 불행의 씨앗이다."
때로는 너무 불필요한 생각과 걱정들 때문에 잠못 이루기도 한다. 정말 일어나지 않을 일로 말이다.
12. 건강(행복의 90퍼센트는 건강에 좌우된다.)
"건강한 정신력을 위해 그에 맞는 노력을 하라 ~ 많이 웃는 자는 행복하고, 많이 우는 자는 불행하다. ~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 명랑한 마음이다, 건강이다, 운동이다"
"첫인상이 행복한 정도를 보여주는 척도다. ~ 온몸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좋다. ~ 명랑한 사람은 불행한 일을 겪어도 쉽게 화를 내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13. 평정심(마음의 안정이 없는 행복은 있을 수 없다.)
"불필요한 인간 관계를 정리하라 ~ 대화할 가치가 없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상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질투를 경계하라 ~ 큰 희망을 걸지마라 ~ 세상에는 거짓이 많다는 것을 알아라"
타인이 행복해 보여도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질투하거나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스토아학파는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우주 자연의 법칙에 따라 그렇게 일어나게끔 이미 결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심플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지적인 생활을 감당할 수 있는 정신적인 소양을 늘 갖춰야 한다."
14. 관조(예술 감각을 갖춰라)
"여러 분야 가운데 의지의 고통을 초월하게 하는 예술의 힘이 가장 뚜렷한 것은 음악이다.~ 음악은 의지의 직접적인 표현이다. "
"쇼펜하우어는 인생이 너무 힘들어 참을 수 없다면 클래식을 들을 것을 권장한다."
"바그너의 작품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그대로 담은 작품으로 알려졌다."
15. 향유(인생의 무게 중심을 밖에서 안으로 옮겨라)
"재생적 즐거움_먹고 마시는 일, 소화, 휴식, 수면 욕구 등
육체적 즐거움_산책, 달리기, 각종 운동, 사냥, 전쟁 등
정신적 즐거움_사유, 독서, 예술, 명상, 철학 등"
자신의 타고난 성향에 따라 적합한 즐거움을 선택한다.
"평범한 사람_소유물이나 지위, 이성과 지식, 친구나 사교계 등
정신적인 수준이 보통인 사람_실용학문, 취미로 그림 연습
정신적인 능력이 탁월한 사람_사물의 존재와 본질 자체에 관심을 갖고 예술, 문학, 철학"
"정신적으로 고상한 욕구가 없는 사람은 여가시간에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곧 현실에서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이런 사람을 속물로 칭한다."
16. 독서(인생은 짧고 시간과 힘은 한정돼 있다.)
"독자적인 사유에 필요한 독서의 방향이 다르면 이득보다 해악이 많다."
"대충 요약한 내용만 암기한 후 현명한 척하는 잘못된 세태를 비판 ~ 자신의 생각이 부족한 상태에서 남의 책을 읽는 것은 위험하다."
나는 특히 저자들의 생각에 상당히 압도된다. 이 책 또한 비판의 시선이 많지만 나는 내내 끄덕끄덕하며 읽었다.
"고전을 읽을 것을 권한다. ~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가 쓴 작품을 읽어야 한다."
"두 번을 읽을 것을 권한다. ~ 끝을 알고 있으면 처음 부분을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악서를 피하라. ~ 돈을 벌기 위하여 쓴 책 ~ 사물 자체에 대한 생각을 다룬 극소수의 책을 읽어야 한다. "
내가 최근 꽤나 감명을 받은 책 <역행자>의 경우 저자는 돈을 잘 벌기 위한 책이라는 것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어찌보면 그 책은 돈을 벌기 위하여 쓴 책이지만, 저자는 사물 자체에 대한 생각을 다룬 책들을 읽어온 것으로 판단된다. 그 책에서 가장 참고해야 할 부분은 추천도서목록이다.
"40대는 책을 가장 많이 읽을 시기다. ~ 40대에는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관심의 분야도 다양해진다. ~ 몰랐던 나의 적성이나 취향, 성향을 ~ 자신의 사고의 샘이 막혀 버렸을 때만 독서를 ~ 독서보다 독자적 사고가 훨씬 더 가치가 있다."
내가 이 글에 또 공감을 하는 것이 일을 할 때이다. 앞서 다른 책에서도 언급하였는데 일을 하다가 막힐 때에 책을 통해서 조언을 찾으면 매우 좋다. 생각을 해도 답이 안나올 때 독서는 도움이 된다.
"자신의 생각을 영글게 하는 건 다독이 아니라 숙독이며 ~ 오랜 사색이 필요하다."
특히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은 밑줄을 치고, 블로그를 쓰면서 밑줄 위주로 책을 다시 읽는다. 그러면서 생각을 정리하는데 이 때에 숙독이 한차례 이루어진다. 이 블로그 쓰기는 생각보다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17. 글쓰기(문체는 정신의 관상이다.)
"단순함, 소박함, 명료함"
"좋은 글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글"
"너무 많은 독서와 배움이 오히려 사고를 중단시키듯이, 너무 많은 글쓰기와 가르침도 지식과 이해의 명확성과 철저함의 습관을 망친다."
"남이 쉽게 읽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간단명료하게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우리는 글을 남을 위해 쓴다. 남이라 하면 대부분의 경우 다른 사람을 말하지만, 다른 시공간의 '나'이기도 하다.
내가 볼 글이라고 해도 친절하게 써야 나중의 내가 알아볼 수가 있다.
18. 본능(영원을 위해 사랑한다.)
"성욕은 '이 세상에서 내가 영원히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죽음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 그 바탕에는 영원히 죽지 않고 존재하려는 삶에의 의지가 있다."
"출산율이 세계에서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 나의 삶을 연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체념과 우리 자식에게 미래가 없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이미 마흔이 된 옛날 사람이라 그런가 요즘 사람들의 현명함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십대, 이십대 때에 열심히 이성을 만나고자 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나서는 너무 아기를 갖기를 원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들고, 돈이 많이 드느니 하는 이야기는 10년 전에도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우리를 닮은 아이가 너무나 세상에 있었으면 했다.
나는 그것을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20~30대 들은 본능을 철저하게 조절하며 살아가고 있다는게 나는 참 신기하다. 물론 40대인 내 친구들 중에 모쏠이며 평생 한번도 이러한 본능적인 행동을 해 본 적이 없는 이들도 있다. 내 친구이지만 신기하다 ... 물론 그들의 삶도 나의 삶도 틀린 삶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그들의 생각도 맞다고 생각한다.
20. 결혼(결혼은 공동의 실존이다.)
"인생의 몇 수를 내다 보는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는다. 니체는 철학자는 결혼하지 않는다. 라면서 독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랑과 연애, 결혼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잠시라도 행복했다면 충분하다."
이 것은 아마도 마흔이 되어 결혼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기고 쓴 글 같다. 내가 존경하는 사도바울은 결혼을 하지 않다고 괜찮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결혼 생활이 왜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지 잘 모르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계를 위해 힘쓰고 고생한 것에 비해 소득이 적다고 느끼면서 한숨 쉬는 일은 결혼과는 무관하다. 결혼을 하면 물론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이 만만치 않게 힘든 일이지만 그것만 빼면 나쁘지 않다. 아이들은 너무나 귀엽고, 때론 큰 웃음을 준다. 부부가 함께 돈을 벌면 혼자 벌 때보다 훨씬 벌이도 낫다. 좋아하는 사람과 매일 한 집에서 만나서 좋은 것은 십수년이 지나도 변함 없다. 물론 서로 잘 해 주어야 한다. 매일 저녁 당신이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안심이 되고 기쁘다는 내색도 하고, 저녁밥을 차려주지 않아도 삐지지 말아야 한다. 작은 의견도 존중하고, 가능하면 함께 시간을 보내주면 좋다. 집안 일은 니 일, 내 일이 없다. 상대방이 잘 못했더라도 굳이 지적하지 않고, 제대로 안 되어 있는 일은 내가 하면 된다. 같이 사는 집이기 때문이다. 적게 벌어도 수고했다고 하고 가치를 크게 매긴다. 그러면 적은 돈도 귀하게 아껴쓰고 저금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22. 관계(당신의 거리를 유지하라.)
"소인배를 대할 때 가까이 하면 다치기 쉽고, 멀리하면 해코지하니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논어)
"인간관계에 꼭 필요한 약간 냉냉한 거리 두기를 쇼펜하우어는 '정중함과 예의'라고 말한다."
어릴 때에는 사람을 믿고 좋아한 것 같다. 가까운 사이라고 믿었는데 내가 만나고 싶을 때에 만날 수 없으면 너무 서운했다. 그 때에는 서운함을 표하기도 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고 불편했을텐데 말이다. 연애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간에 관계의 거리를 두고, 예의 있게 행동해야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요즘 문제가 되는 데이트 폭력 같은 것들이 거리두기가 제대로 안되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그런 측면에서 동거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기본적으로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되어야 하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엄마들 사이의 관계도 그러하다. 내가 좋다고 간이라도 빼 줄 것 처럼 해 줄 필요도 없고,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다면 조심해야 할 사람이다. 만났을 때 상대방에 대해서 예의있게 대하고(상대방이 불편할 것 같은 말은 하지 않고), 남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좋다. 오랜 친구를 만날 때에도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면 근황을 캐묻지 않는다.
"너무 지나친 사랑과 관심 또한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약간의 무관심과 냉정함을 통해 '적당한 거리 두기'라는 현명한 방법을 통해 '서로의 온기를 적당히 보존'할 수 있을 것"
23. 고독(혼자 있는 법을 익혀라)
"이 세상에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며, 나 자신을 전적으로 신뢰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다. 그럴수록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에게 기대할 일도 없고 상처받을 일도 드물다.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굳이 다른 사람과 만나 희생할 필요가 없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생각과 지혜 등을 풍부하게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책을 읽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시간이 매우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취미는 심지어 (왜 그런지)보람있기까지 하다.
24. 공감(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느껴라)
"인간의 양가감정 _ 인간의 행동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행복과 불행을 목표로 할 수 있다. "
"동적적인 행동은 타인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과 똑같이 여기는 순수하고 비이기적인 인간 본래의 착한 마음씨다. ~ 동정심과 반대의 감정을 나타내는 '남이 안 돼야 행복'이라는 표현이 있다."
25. 만족(행복한 순간은 너무나 짧다)
"행복을 즐기는 시간은 찰나와 같이 금방 지나간다. 영원하고 지속적인 행복이 없기 때문이다."
"인생의 큰 틀에서 보면 대부분 작은 것에서 행복이 이루어진다."
최인아 작가의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회사 생활에서도 행복한 시간은 짧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행복이라는 게 성취를 하고 만족감이 유지되고 있는, 뭐랄까 마냥 행복할 것 같은 그런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는다. 그 때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받아들이게 된다.
계속 행복한 상태로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누군가는 계속 행복한 상태로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회피한다.
그러나 대부분 40대들은 알게 된다. 행복은 순간임을
그리고 행복하지 않은 상태로 있는 시간도 버티어낸다.
지금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다.
26. 현재(현재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인간은 과거의 일에 대해 후회와 자책하는 일이 많다. ~ 인간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일이 많다."
"현재에 집중하지 않고 과거의 후회나 영광에 얽매여 살거나 ~ 과거와 현재, 미래는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단절된 것이다. ~ 과거와 미래는 실재하지 않는데 마치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
저자의 생각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해 혹평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이 글 역시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과거-현재-미래는 연결되어있다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글에서 과거-현재-미래의 연결을 부정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철학적 관점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실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스티브잡스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만일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하려던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서 만약 No라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 내가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글을 쓰고, 점심을 먹고, 학생들과 수업을 할 것이다.
수업 후에는 우리 아이를 데리러 가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저녁 식사를 할 것이다.
이 것이 오늘 내가 할 일의 전부이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도 나는 이 일을할 것이다. 건강한 상태로 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그런데 문득 건강검진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만약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괴로운 건강검진을 하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검진을 하지 말고 살아야 하는가?
27. 개성(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라)
"누구나 가는 길이 아닌 내가 가는 길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행복의 길은 천차만별이다. 가장 인간답게 사는 일은 자신만의 욕망을 아는 것이다. "
"내 마음대로 살기 어렵고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은 집단주의, 평준화된 교육 방식, 출세 지향주의 등에 원인이 있다. "
나는 마당 있는 집에서 사는 것을 오래 전부터 꿈꿔 왔다. 하지만 서울에서 그런 집을 구하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지방으로 가자니 아이들의 학교, 주변 환경 , 인프라, 직장 문제로 결정하기 어렵다. 다른 지역으로 가면 직장을 못 잡을 것 같고 학교 아이들은 거친 애들이 우리 아이에게 영향을 줄 것 같고 ...결국 살고 싶은대로 못하고 있다. 운전도 하고 싶지만 사고가 날 것 같고, 돈이 모자랄 것 같아서 차도 못산다.
그런데 또 현재에 만족하기도 하다. 우리 아파트는 넓은 정원이 있고, 학교는 자원이 풍부하고, 아이들의 친구들은 모두 관심 받고 자라고 있고 어느 정도 예의가 있다. 가족의 직장은 가깝지는 않지만 여느 사람처럼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상황으로 그럭저럭 다닌다. 명품을 사고 싶은 욕구는 없지만 필요한 옷이나 잡화를 살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으며, 가끔 가족들과 여행을 다닐 여력은 있다.
지금 하는 일은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 대기업도 아니고, 남들만한 월급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일단 나의 삶을 살고 있다. 아마 더 큰 조직에서 일한다면 삶은 더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고, 지금의 일도 계속 하면 언젠가는 남부럽지 않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플라톤은 행복론에서 재산, 외모, 명예, 체력, 언변에서 조금은 "부족함을 느끼는 삶이 행복한 삶" 이라고 말한다."
아, 딱 나의 삶이네. 많이 부족한가? 객관적으로 어떤 지는 몰라도 나는 조금 부족함을 느끼기도 한다.
나의 학벌이 더 좋았으면, 지금 주담대가 없었으면, 체력이 더 좋았으면, 공부방 교사가 아니라 대학 교수였으면 ...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조금 부족한 상태임이 맞다. 그런데 나는 나의 삶에 만족한다.
"세상에는 늘 잘 알려진 유혹의 길이 있다."
나에게는 대학원을 다시 가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 육아와의 갈등, 비용이 든다. 그리고 그 결과로 얻어지는 것은 개인적인 우월감일 뿐이다. 그 결과로 인해 갖게 되는 직업이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돈을 더 잘 벌수도 있고 못 벌 수도 있다. 고통의 시간을 견디면 더 좋을것 같다는 상상만 할 뿐이고 고통을 겪어내지 못함에 대한 실망감이 있다. 그러나 엊그제 대학교수이면서 마음의 부담감으로 공황장애가 와서 살기 힘들었다는 사람의 말을 듣고 포기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나의 개성에 그것은 맞지 않다.
"자기 자신에 흡족한 삶이면 충분하다."
28. 돈(얼마나 소유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부는 누가 소유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쇼펜하우어는 많은 사람이 부를 인생의 목적으로 잘못 생각한다고 했다."
"부는 관리가 중요하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부를 '공기'처럼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여기고 '자신의 생명'처럼 지켜서 검소한 생활을 한다. "
"진짜 부자는 돈의 가치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검소한 경우가 많고 돈 관리에 철저하다고 한다."
나는 어릴 적에 내가 원하는 것을 누려보지 못한 삶을 살았다. 집은 먹고 사는 데는 지장 없었으나 매우 검소했다. 대학교, 대학원을 다닐 때도 다소 가난하게 살았다. 한창 예쁠 나이에 정말 예쁘고 좋은 옷을 입어보질 못했다. 대학원 때에도 강사일을 하면서 학비를 내야 했기 때문에 이대 앞에서 2만원짜리 구두를 신고, 커피숍 대신 편의점 커피를 마셨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인지 욕망을 다 채워서인지 결혼 이후부터는 돈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가난하게 될 까봐 두려울 때도 있다.
"무지한 자가 부자가 되면 그 무지가 품격을 떨어뜨린다."
"진정한 부자는 재산을 재난이나 불행을 위한 방호벽으로 여기지, 즐거움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때로는 부자들을 보며 인색하다고 말한다.
친척 중에 부자 할아버지가 있는데 나도 그를 인색하게 여긴다.
그러나 언젠가 그가 말해준 내용 중에는 돈을 벌어서 드든한 노후를 위해 저장해 두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방호벽으로 여겼던 것이다.
29. 자존감(타인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특히 칭찬이 아니라 비난인 경우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보면 무식하고, 편견이 있고 좁고 빈약한 경우도 있다. 그런 평가는 아예 무시하는 것이 더 낫다."
이 말은 나에게 들리는 비난의 말보다, 내가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싶을 때를 위해 더 새겨 놓아야겠다.
나는 내가 느끼기에 너무 별로라는 사람을 보면 일단 피하거나, 피할 수 없다면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은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편이다.
"자긍심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한 확고한 확신이다. 허영심이 타인의 마음에 기대하는 희망이라면~ 허영심이 들면 말을 많이 하고 자긍심이 들면 과묵해진다."
옛날부터 있었던 희곡이나 드라마들을 보면 허영심이 들어있는 사람들은 말이 많은 사람으로 표현한다. 반면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 자기긍정(나 자신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쇼펜하우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응용하여 운명의 차이를 만드는 세 가지를 '인격, 소유, 평판'으로 구분한다.
인격에는 건강, 힘, 아름다움, 기질, 도덕적 성격, 지능, 그리고 교양이 포함된다. ~ 인격은 세상을 보는 각자의 관점을 말한다. ~ 인격의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다. 평생 변하지 않는다. ~ 현명하게 품격을 쌓고 교양 있게 나이가 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서와 사색, 그리고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통찰이 필요하다."
일 년 전의 나는 누구보다 가족의 인정을 기대하고 갈구했던 것 같다.
지금은 나에게도 조금 더 자신있는 내가 되었는데 그 분기점에 있었던 것이 바로 '독서'이다.
지난 10월 자청의 <역행자>를 시작으로 여러 권의 자기계발서와 경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물론 내가 하는 일에 필요한 책들도 함께 읽어 왔다.
독서를 통해서 기억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해복 싶은 내용을 밑줄 긋고 저자의 생각과 계속 대화를 해 왔다.
모르는 말이 있으면 찾아보았다.
그 기간동안 자존감도 생기고, 자기긍정도 자라왔다.
독서와 사색, 자신에 대한 통찰 ... 나도 삶에서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비판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많은 부분 공감하였고,
또 한 차례 많은 생각들을 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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